
대한(大寒)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로, 보통 양력 1월 20일 전후에 해당한다. 이름 그대로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은 일 년 중 가장 매서운 한기를 품은 시기다. 예로부터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이때의 추위는 혹독함의 상징으로 전해져 왔다.
농경사회에서 대한은 겨울의 끝자락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땅은 얼어붙고 바람은 날카롭지만, 사람들은 이 시기를 견디며 다음 계절을 준비했다. 곡식은 곳간에서 숨을 고르고, 농부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봄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대한의 혹한은 단순한 고난이 아니라, 자연이 생명의 리듬을 다시 고르는 과정이었다.
생활문화 속 대한은 절제와 단단함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찬 기운을 이기기 위해 몸을 덥히는 음식이 발달했고, 공동체는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겨울을 건넜다. 긴 밤과 짧은 낮 속에서도 사람들은 “이 추위가 지나면 봄이 온다”는 믿음으로 일상을 지탱했다.
오늘날 대한은 기후 변화 속에서 그 의미가 새롭게 읽힌다. 체감 온도와 날씨의 변동성은 커졌지만, 대한이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가장 추운 순간이 지나야 새 계절이 열린다는 자연의 이치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인내와 준비의 가치를 일깨운다.
대한은 끝이자 시작이다. 겨울의 절정에서 봄을 품고 있는 시간, 얼어붙은 땅 아래에서 이미 시작된 변화의 신호다. 큰 추위 속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무엇을 견디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그리고 그 답은 언제나 다음 계절을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