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넌' Grand Canyon National Park

October 19, 2025 by KCN

지난 해 여름 미주문협에서 미 전역(케나다 포함) 문인들이 문학켐프를 한 곳 ‘그랜드 케넌’ 긴긴 겨울에 훌쩍 떠나 가 보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그랜드 케넌은 아리조나주 북서부 고원지대로 콜로라도강에 침식되어 생긴 협곡이다. 미국인들이 두번째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유명한 관광지이자 미국의 대표적 국립공원이다.


폭은 0.2~29km정도. 애리조나주 북쪽 경계선 근처에 있는 파리아 강어귀에서부터 시작하여  네바다주 경계선 근처에 있는 그랜드 위시 절벽까지 약 443km가 이어져 있다. 숫자로만 써 놓아서 느낌이 잘 안온다면, 서울-부산간 구 경부선 길이와 비슷하다. 그랜드 케넌의 면적은 약 5000 평방킬로미터로, 남한 면적의 5% 정도다. 그랜드 케넌 국립공원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곳은 파월 호에서 미드 호까지 강을 따라 연결되어 있는 약 90km 구간이라고 한다. 대체로 붉은 색을 띠지만 지층 또는 지층군에서는 독특한 색들을 띠기도 한다. 이 계곡이 유명한 이유는 엄청난 규모와 아름다움이기도 하지만 지질학적으로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콜로라도강의 빠른 물살과 엄청난 유류량이 많은 양의 진흙과 모래, 자갈 등을 운반했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지역 특성상 건조한 날씨가 유지되어 빠른 협곡 생성이 가능했다.


이 일대는 선캄브리아대부터 신생대까지 융기와 침강을 반복하며 대개 얕은 바다와 늪지로 이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퇴적층이 두껍게 발달했다. 그리고 수백만 년 전 신생대 당시 드디어 로키산맥과 함께 3000미터 이상 솟아올라 현재의 콜로라도 고원이 형성된 것. 그런데 이 당시는 그랜드 케넌 북쪽에서 흘러내리는 글랜 케넌 계곡물은 콜로라도강이 아닌 리오그란데강의 지류였다. 현재는 글랜 케넌에서 강이 흘러와 서쪽으로 90도 꺾여 그랜드 케넌으로 흘러들지만, 과거에는 그랜드 케넌 동부를 남북으로 흐르는 강이었던 것. 이후 로키산맥이 더더욱 융기하며 남쪽에서 막힌 강줄기가 거대한 호수를 이루었고, 별도로 콜로라도 고원 서쪽으로 흘러가던 강줄기(현재의 미드 호 부근)는 고원을 점차 침식해 들어가며 계곡 자체가 동진, 보다 깊은 계곡을 만들고 마침내 고원 동부의 강과 연결되어
버렸다. 그 결과 콜로라도강은 카리브 해가 아닌 태평양을 향해 흐르게 되고, 빠른 유속과 풍부한 유량으로 차별침식이 강화되어 현재의 그랜드 케넌이 만들어진 것. 자세히 보면 이런 차별침식의 흔적이 다소 재미있게 나타나는데 남쪽 벽은 거의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북쪽 사면은 약간 넓은 모양이다. 콜로라도 고원 전체가 수평으로 솟아오른 게아니라 융기 과정에서 다소 삐딱하게 솟아오른 탓에 북쪽 사면이 더 넓게 깎여나간 탓. 남쪽의 경우 실제 강물과 접촉하는 면만이 차별침식으로 깎여나가고, 그 결과 밑이 파인 지층이 함몰되며 다소 가파른 지형이 형성되었다.
특히 그랜드 케넌 곳곳의 퇴적암에는 고대 동·식물들의 화석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서 고생물학적으로도 중요한 장소이다. 기록된 시대적 범위는 선캄브리아기에서 신생대까지, 즉 거의 최초의 생물부터 아주 최근인 땅늘보의 화석까지 몽땅 이 협곡에서 나온다. 그래서 고생물학자나 지질학자들이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새로운 발견들이 계속되고 있다.


고대의 생물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의외로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가고 있기도 한데, 협곡아래는 버드나무와 미류나무가, 건조한 위쪽에는 건조한 날씨에 잘 견디는 식물들이 자란다. 사우스림(남쪽가장자리)에는 폰데로사 소나무 숲이 발달해 있으며 이 사이사이에 피농 소나무와 향나무가 같이 자라는 특징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