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와 같은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한 교인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한 3년쯤 교회 내 성가대에서 함께 찬양하며 잘 지냈던 분이라 떠난 것이 여간 서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결정을 존중하기에 축하하며 행복을 빌었습니다.
그분은 평소 주일(일요일) 예배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언제나 지휘자인 제게 그 사정을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 주일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성가대원을 비롯하여 여러 교인이 궁금해 했지만 그저 무슨 사정이 있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주도 빠졌습니다. 성가 연습 중에 자연히 그분에 관해 얘기가 나왔습니다. “전화를 드려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로부터 “한 번 찾아가 만나는 것도 좋겠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분께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우리와 함께 의논할 일이라면 벌써 연락이 왔을 것 같고 우린 그저 그 일이 좋지 않은 일이 아니길 기도하며 본인으로부터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해 모두가 궁금한 것을 참고 기다렸습니다. 세 번째 주일에도 빠졌는데 예배가 끝난 오후에 그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분은 지난 몇 년 동안 부인과 함께 교회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부부가 의논하여 지난 3주 전부터 함께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부부가 각각 다른 교회를 출석함으로 인해 가정의 화목이 깨어지는 것을 느꼈기에 요즘 아내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름다운 성가를 함께 노래했던 성가대원들과 교인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제게 부탁해, 저는 그 내용을 성가대 그룹 카톡과 전화로 알렸고 여러 사람이 그분의 결정에 격려와 축하와 덕담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런데 이번과 같이 떠나는 사람은 미안해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떠나는 사람을 격려하고 축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일로 인해 오랫동안 친형제보다도 더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관계를 끊고 원망하고 미워하며 지내는 경우도 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잘 못된 일입니다. 심지어 교회 문제로 부모와 자식간에 혹은, 형제간에 불편하게 지내는 경우도 봅니다.
우린 그저 단순히 “누군가가 교회를 옮겼다”고 말하지만, 교회를 옮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일이 대단히 힘든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간혹 교회 내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 옮기는 경우도 있고 습관적으로 자주 교회를 옮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은 교회를 옮기는 일을 두고 많은 기도와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교회를 옮기는 그 이유가 하나님과 관련된 신앙적인, 신학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이라기보다 대부분 교인 간의 불화, 중직자와의 갈등, 행정적인 의결 과정에서의 마찰 등이 이유인 것은 아직도 큰 문제로 남습니다.
우리 주위를 보면 교회를 옮기는 것을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인간적으로도 고통스럽고 미안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드리는 예배에 감격이나 기쁨이 없고 그것을 기대조차 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문제입니다. 심지어 예배를 드릴 때 마음속에 분노를 가지고 있다면 그런 예배는 빨리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그런 예배를 받으실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출석했던 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습니다. 자신은 똑똑해서 떠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참 교만하고 예의 없는 사람입니다. 인격적인 사람은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더 예의를 갖춥니다. 어떤 이유로 자신이 교회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정을 나누고 함께 꿈을 꾸었던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은 소중히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의 삶이 여유롭고 풍성하고 행복합니다.
예수님은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제사, 예배보다도 형제와의 화목이 우선임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인격적이어야 합니다. 인격이란 사람의 됨됨이를 말하고, 인격적이란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인격 없는 신앙은 이웃과의 화목을 깰 뿐 아니라 그 삶이 천박하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교회를 떠난 그분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빕니다. (2016.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