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살찌는 이유 - 김용원 교수

April 24, 2026 by KCN

북극곰들의 얼음 사냥터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외딴 스발바르 군도 (Svalbard)에 서식하는 북극곰들은 오히려 몸이 야위는 대신 살이 찌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바렌츠해 (Barents Sea)는 다른 북극 지역보다 기온 상승 폭이 커서, 북극곰이 서식하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 해빙(海氷)이 훨씬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냥터인 해빙이 후퇴함에 따라 몸이 야위어가는 다른 북극 지역의 북극곰들과는 달리, 스발바르의 북극곰들은 오히려 체지방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는 “해빙이 대폭 감소하던 시기에 북극곰들의 신체 상태 (체지방)가 오히려 개선되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스발바르의 북극곰들은 순록이나 바다코끼리와 같은 육상 서식 먹잇감을 포식하며, 몸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들 종은 과거 인간에 의한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인 종들이다. 또한, 기온 상승 (극지온난화)으로 인해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서 좁은 얼음 지대에 밀집해 있는 고리무늬물범 (ringed seals)을 사냥하는 것 또한 더욱 수월해진 것으로 보였다. 먹잇감인 물범의 서식지가 줄어들어, 물범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북극곰은 사냥효율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아졌음을 말한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19년 사이에 관찰된 성체 북극곰 770마리의 ‘신체 상태 지수(BCI: body condition index)’를 분석하여, 이들이 얼마나 많은 혹은 적은 체지방을 축적하고 있는지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북극곰들의 BCI는 2000년까지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해빙이 급격히 감소하던 시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2004년 당시 1,900~3,600마리로 추산되었던 바렌츠해 북극곰의 총 개체 수가, 그 이후로 더욱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십 년간 북극 지역의 기온 상승 폭은 지구 전체 평균치의 2배에서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이와 연관성이 있음 언급하였다. 특히, 바렌츠해의 경우 지난 40년 동안 다른 북극 지역들보다도 훨씬 더 가파른 기온 상승을 겪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0년마다 최대 2℃씩 기온이 치솟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지역은 1979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매년 4일씩 해빙 서식지가 사라지는데, 이는 북극곰이 서식하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였다.

이번 스발바르 연구 결과는 북극의 다른 서식지에 있는 북극곰 개체군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 결과들과 상반되기 때문에 많은 북극곰 연구자들의 예상 상식이 어긋났음을 지적했다.

가령, 캐나다 허드슨만(Hudson Bay)에서 서식하는 북극곰들의 신체 상태는 극지 온난화로 인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이 정설이다.

연구 주저자는 2003년 노르웨이 극지 연구소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 북극곰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해 보라는 요청을 받았다면, 아마도 그 시점에는 북극곰들이 “점점 더 말라갈 것”이라고 단언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의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북극곰들은 고리무늬물범 (ringed seals)을 사냥할 수 없어 육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히려 더 양호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 상태의 악화는 대개 이러한 북극 동물들의 개체군에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것임을 알리는 징후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서식 환경이 나빠져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북극곰들이 야위어 가고 지방 비축량을 충분히 쌓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생존율과 번식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바로 이러한 신체 상태의 악화 징후가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스발바르에서 나타난 예상 밖의 결과가 한 지역의 연구 결과를 다른 지역에 섣불리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스발바르의 상황이 “서식지, 생태계 구조, 에너지 섭취량, 그리고 에너지 소비량 사이의 복잡한 상호 관계를 보여준다”고 기술했다.

주 저자는 스발바르 북극곰들의 양호한 신체 상태가 분명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는 지구 온난화와 해빙 감소로 인해 이들이 “가까운 미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북극곰들이 여전히 바다코끼리나 순록을 사냥해 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곰들은 여전히 해빙 위에서 물범을 사냥하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렇지만, 육상에서 북극곰의 행동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인간과의 조우 또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인간의 활동 범위가 점점 위험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극지 온난화는 기후변화가 지역적 차이가 더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