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밀사 : 붉은 모래 언덕 5 - 주현식

October 22, 2025 by KCN

김목사님과 사범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일재 사범이 입을 열었다.
“다음 주일부터 저희들 모두 교회를 나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시죠?”
“잘 생각했네. 먼저 그리 말해주길 기다렸다네. 환영하네.”
김 목사님은 든든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장군처럼…. 흐뭇한 미소로 회답했다.
“그런데 목사님, 최근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셨다고 하는데 좀 어떠신지요?”
“오래전부터 고생 좀 해온 고질병이지. 신경써줘서 고맙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지금도 피곤해서인지 안색이 좋질 못하시네요.”
“어젯밤에 잠을 좀 설쳤더니만 조금 그러네.”
“건강 빨리 좋아지셔서 저희 골프도 한 수 가르쳐주시고 사막 사파리도 함께 가셔야죠. 네?”
“허허. 그래야지…여가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외로움을 달래는 좋은 방법이니까.”

오랜만에 크게 웃는 김목사님 옆에서 보던 사모님은 사범들이 목사님이 병마와 싸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주건설 아부다비 지사장의 부인인 박여사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아유! 반갑습니다. 저희 교회가 아주 훤해지겠네요. 자주들 만나야 정이 든다고 우리 자주 만나요.”


이 곳 아부다비의 교민들은 이민 온지 오래된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고 그 분들의 자녀들은 고등교육을 받고 나서 곧바로 미국이나 캐나다의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한분 한분 모두가 친절했고 온순한 심성들은 간직하고 살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오늘 사범들은 처음으로 진정한 애국자가 된 기분을 느꼈고 또 자부심과 앞으로 부딪칠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존경의 표시를 듬뿍 보내온 오늘 이 자리를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하고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