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일행이 도착한 곳은 Abu Dhabi 국제공항(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타민족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 걸까? 검문이 생각외로 까다로웠다. 가방 속 물건을 모두 다 꺼내어 확인하는 것을 기본으로, 심지어는 속옷들까지 일일이 검사하는 등 이들의 이런 지나친 짐수색은 이 나라의 첫인상을 별로 유쾌한 기억으로 남지 못하게 했으며, 불쾌감마저 주기에 충분했다. 나중에 입국목적과 그것을 입증하는 여러 증명서류들을 내보인 후에야 이들은 경계심을 풀고 더 이상의 질문이나 조사 없이 순순히 일행들을 보내주었다.
“아까 장총 메고 왔다 갔다 하던 군인들 봤죠? 나 원 참, 태어나서 이렇게 오금저려 보긴 처음이네.”
노기석 사범이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머리를 절레 절레 흔들며 말했다. 난생 처음 이런 경험을 당한 사범일행들은 황당한 표정들을 지었고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새삼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짐수색에 시간을 너무 빼앗기 사범들은 마중나와 있을 사람들 때문에 더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야 했다.
게이트를 빠져나오자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후덥지근한 기후와 바람, 중동특유의 냄새가 설상가상 긴 여행의 피곤함과 방금 전의 황당한 사건(?)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사범들의 기분을 더욱 가라앉게 만들었다. 왕실관계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 아랍인과 한국인 김종민(49세) 목사님이 그들을 마중나와 있었다.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나눈 후 그들을 태운 밴 승용차가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아!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들이다. 어디서였을까? 그렇다. 어렸을 적 한 번쯤 은 읽어 보았을 동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그런 그림들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사원이 그랬고, 거리가, 집들이, 그리고 사람들이 그랬다. 모두 지금 금방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 보였다. 모래 바람이 한 번씩 쓸고 갈때마다 시시각각으로 모양이 변해 버리는 시뻘건 모래사막과 천막집, 큰 눈을 껌뻑이는 낙타들과 뜨거운 태양에 말라 시들어버린 선인장……. 뭐 이런 것만 상상하다 지금 눈 앞에 있는 모습들은 입을 떡벌리게 할만큼 놀라운 광경이었다.
임시숙소로 정해진 호텔로 달리는 차 안에서 사범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 작고 조용한 나라에서 뿜어내는 매력에 어느새 취해버린것일까?
‘아랍에미레이트’ 걸프만에 위치한 작은 Abu-Dhabi, Dubai, Sharjah, Ras al-Khaimah, Umm al-Quwain, Ajman, Fujairah의 6-7개 나라가 연합된 연합국이다. 그 중 일행이 도착한 Abu-Dhabi는 사방이 바다에 둘러쌓여 있는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