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여름 더위를 이기는 방법도 제각각입니다. 꾸준히 계획을 세워 매년 여름마다 시원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여름철이 되면 아예 라스베가스를 떠나 다른 곳에서 생활하다가 서늘한 바람이 부는 10월 말쯤에 돌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모두 경제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이 맞을 때 가능한 일이기에 하루하루 생활이 빡빡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여름 날씨가 덥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신실한 신앙인처럼 하늘의 처분만 기다리며 하루를 열심히 삽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한자를 풀어보면 ‘써 이(以)’ ‘더울 열(熱)’ ‘다스릴 치(治)’ ‘더울 열(熱)’ 즉, 열을 써서 열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뜨거움을 뜨거우므로 이긴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철 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막혀 “헉헉”거리면서도 뜨거운 삼계탕을 “후후” 입으로 식혀가며 먹습니다. 이열치열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엔 간혹 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덥다” “덥다”하면서도 남의 얘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의 얘기가 그저 더위를 쫓는 피서의 한 방법으로 그친다면 좋겠지만 남의 말을 하면서 내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이 반복되고 심지어 분노까지 생긴다면 ‘이열치열’의 작전은 대 실패로 돌아갑니다. 열로 열을 쫓으려다 내 마음에 열이 뻗쳐 화병이 생긴다면 이것은 정말 큰 손해입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정작 얘기 속의 당사자는 알지도 못하는 일에 “그 나쁜 X, 그러면 안 되지”하며 열을 올린다면 그는 참 멍청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남의 말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남이 자기 말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혹, 남의 말을 듣는다 해도 그 말을 듣고 자기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남의 말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발전을 위해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인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삽니다. 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제일 좋은 것은 가능한 남의 얘기를 않는 것입니다. 열을 다스리기 위해 시작한 남의 말에 결국 내가 열을 받습니다. 스트레스가 모든 발병의 원인입니다. 또 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말입니다. 이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말로서 스트레스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건강을 헤치며 삶을 피곤하게 삽니다. 어떤 사람은 온종일 남의 말만 하고, 흉을 보고, 욕을 하고, 모함하고, 확인도 안 된것을 추측하여 마치 자신이 본 것처럼 얘기하고, 당사자 앞에서는 아무 말도 않고 있다가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별별 말을 다합니다. 마치 스트레스 받을 것을 각오한 사람처럼 삽니다. 그리고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그 마음에 아쉬움이나 후회는커녕 오히려 통쾌감이나 행복을 느낀다면 그는 분명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입니다. 마음이 병든 사람입니다. 자기 삶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사람입니다.
지금도 내 곁에서 남의 얘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는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남의 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그 모임은 모임의 목적과 상관없이 빨리 흩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건강과 남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모두가 단 한 번 사는 인생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본인이 선택하는 삶입니다. 몇 주 전 저는 웰다잉에 관해 글을 썼습니다. 웰빙(well-being)이 잘 사는 것 건강하게 사는 것, 행복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면, 웰다잉(well-dying)은 잘 죽는 것, 아름답게 죽는 것, 준비된 죽음을 말합니다.
이제 열흘만 지나면 9월입니다. 절대로 꺾일 것 같지 않던 더위도 이제 곧 물러날 것입니다. 가을은 낭만의 계절입니다. 감성의 계절입니다. 풍요의 계절입니다.
괜히 바보같이 남의 얘기로 열 올리지 말고 스스로 자기 마음의 양식을 채워야 할것입니다. 인생은 참 짧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제 주변의 여러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참 인생을 멋지게 살다 가신 분도 있고 평생을 힘들게 살다 떠난 분도 있습니다. 평생 동안 말을 가려하고 이웃에 덕을 끼치며 산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이 좋은 계절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2015.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