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입, 험한 심장” - 앵커리지 온누리교회 서재범목사

October 17, 2025 by KCN

험한 세상에서는 험한 사람이 두드러진다. 온 세상이 무역충돌과 군사대치로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는 강한 기질의 사람에게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제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그의 뿌리는 본래 독일계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독일의 1천명이 조금 넘는 와인 산지 칼슈타트 출신이다. 몸이 약했던 프리드리히 트럼프에게 부친은 이발사가 되라고 하셨지만 군대 갈 나이가 되자 무서워서 미국으로 도망친다. 미국 시애틀에서 22 나이에 광부들 상대로 술도 팔고 여자도 파는 식당을 차려 돈을 조금 모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다시 독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병역기피 의혹이 있다며 거부해서 도로 미국으로 돌아왔다. 아들 프레드를 낳았고 그가 현 트럼트 대통령의 아버지이다. 프레드 트럼프는 미 동부 브루클린, 퀸즈 같은 지역에서 임대업을 하면서 정말 검소하고 성실하게 일하여 부를 축적했다. 그는 매우 독실한 루터교 신자였는데 자기와 가족들에게 아주 엄했다. 독일계 가정이 많이 그랬지만 특히 그는 12세 때 아버지를 잃고 소년 가장이 되어 자수성가하였기에 자녀들도 자신처럼 독하게 살면서 성공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는 일주일 중 하루도 휴일 없이 일할 정도로 일 중독이었고 자녀들을 교육시킨다고 주말이면 아이들을 자동차에 태우고 공사현장에 가서 공사현장 바닥의 못들을 주워서 모으게 할 정도로 구두쇠였다. 또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은 술과 담배는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다. 

부친은 세상에는 ‘승자와 패자만 있다’고 자녀들을 가르쳤다. 일론 머스크의 아버지도 그랬지만 트럼프의 아버지는 그를 자녀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도록 서로 경쟁을 시키고 강요하기로 유명하여 결국 트럼트의 형은 견디지 못하고 알콜 중독에 빠지다가 40대 초에 사망한다. 다 아버지로터 온 스트레스였다. 8살 동생이었던 도날드 트럼트는 어려서부터 좀 남달랐다. 도널드는 본인이 쓴 책들에도 나오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 싹수가 보였는데 좋게 말해서 패기있는 사람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선생님한테도 뺨을 때릴 정도로 제멋대로였다. 이유는 선생님이 미술에 대해 너무 모른다였다. 대단한 심장이다! 도날드 트럼프는 후에 군사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지만 막상 베트남 전쟁 징집은 계속 미루면서 징병을 회피하는 등 전형적인 엘리트 부잣집 도련님의 마인드도 가졌다. 

트럼프는 또한 독설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2004년도에 시작되어 최고 동시 시청율 4,500만을 기록하기도 했던 ‘The Apprentice“라는 리얼리티 TV 쇼프로그램에서 게임에 패배한 참여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들춰내어 창피를 주는 것은 다반사였고 ’당장 해고야(You are fired)‘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번 9월 23일 유엔본부 총회연설에서도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당신들은 한일이 하나도 없다. 당신들의 존재목적이 도대체 뭐냐?‘며 프롬프트도 고장난 상황에서 유감없이 1시간동안 그 혀의 ’실력‘을 발휘했다. 이런 험한 입, 험한 심장을 지닌 지도자가 지금 우리가 매일 뉴스를 통해 접하고 미국과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하는 트럼프라는 인물이다. 

성경에는 마지막 시기에 나타나는 제국들을 물과 뭍에서 올라오는 짐승들로 묘사하고 있다. 어떤 짐승은 한 뿔을, 또 어떤 짐승은 두 뿔 지니고 있고 얼굴은 무서운 용이나 표범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무엘서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변의 강국들을 두려워하여 하나님에게 우리게도 사사나 선지자가 아니라 강력한 왕을 달라고 하나님에게 요구(사무엘상 9장)한다. 왕이 더 미더워 보이고 왕이 더 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 뿐만 전세계의 백성들은 점점 더 극단적인 정치성향과 입과 그리고 철의 심장을 가진 지도자를 요구하는 것 같다. 트럼프와 같은 인물들을 만들어낸 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불안과 나약함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