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킴은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는 집을 떠나 이혼했고, 어머니는 분노가 쌓일 때마다 캐롤을 계단에서 밀어버리기도 했다. “너는 왜 생긴 게 그 모양이냐. 머리는 누굴 닮아 이렇게 나쁘냐.” 어머니가 내뱉은 이 말들은 어린 캐롤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런 배경을 생각하면, 캐롤이 서른 살에 미국의 유수한 컨설팅 회사에 들어간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는 업무에 능숙했고, 말은 정확했으며, 행동은 민첩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칭찬했다. 그러나 완벽주의적 태도, 잔잔한 미소, 지적인 분위기—이 모든 것은 사실 그녀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보호막이었다. 그 속에 어떤 감정이 흐르고 있는지 알아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캐롤은 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누군가 그녀의 오래된 상처와 눌려 있던 감정에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마음은 순식간에 위축되고 닫혀버렸다. 그녀도 이런 자신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찾아온 공황발작이 모든 것을 흔들었다.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게 되자, 결국 정신과 의사를 찾았다. 기독교인인 그녀는 “믿음이 있는데 왜 이런 증상 앞에서는 아무 힘이 없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캐롤은 의사에게 온 이유가 단순했다. “이 공황 증세만 잡으면 뇌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예요.” 그녀는 이것을 꺼야 할 ‘불길’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그녀가 몰랐던 것이 있었다. 이 공황발작은 몸이 고장 나서 나타난 비정상이 아니라, 오히려 쌓여 있던 상처들이 터져 나오며 몸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캐롤의 몸은 이제 더 이상 눌려 있던 감정을 견디지 못했고, 정상적으로 SOS를 보내고 있었다.
“주께서 나의 고난을 보시고 환난 중에 있는 내 영혼을 아셨으며”(시 31:7)
우리도 몸이나 정서가 이상 신호를 보낼 때, 약물이나 대화, 잠깐의 위로만으로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술을 마시거나 취미로 잊어보려 한다. 하지만 어떤 신호는 ‘내면 깊은 곳의 문제를 드러내는 ‘정상적인 경고’일 수 있다. 그때는 더 집중적이고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하다.
우리의 몸은 수천 개의 전선과 연결 단자, 모터가 얽혀 있는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와 같다. 여기 고장이 난 부분을 제대로 고치려면 뚜껑을 열고 내부를 정확히 진단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수리공이 이 전체를 디자인한 분이라면, 더 확실히 고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