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하루를 재촉하고 아침은 게으름을 부리고 있습니다. 개으름을 피웠던 어둠이 오히려 재촉하고 재촉하였던 아침은 오히려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변화는 세월의 흐름과 자연의 변화를 거역하지 못하고 순리에 따르게 됩니다. 일상적인 당연함이 당연함이 되지 않고 일상의 평범함이 감사한 것임에도 더 이상 감사가 되지 못하는 변화 무쌍한 삶의 한 가운데 있었던 것들이 어느새 언저리로 물러 나 앉습니다.
어쩜 우린 그렇게 살아 왔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확실한 것 같지만 확실한 것은 없고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벌써 눈이 와도 몇 번을 왔을 법한데 올 해는 언제 눈이 올려는가? 하는 생각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란듯이 온 세상을 눈으로 덮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반나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습다. 하늘이 심술을 부렸습니다. “여기는 알래스카야!” 라고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듯 눈이 맘껏 내렸습니다.
우리는 이미 오랜 세월 더 많은 눈을 경험했기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 말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눈이 내린 길을 운전을 해 봤기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익숙하다 하면서도 그 익숙함이 때론 낮설게 여겨져 잊어 버리곤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옛적 것을 자랑하거나 뽑내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매년 찾아오는 손님도 예고 없이 찾아오면 맞이할 준비가 안되어 있어 소스라치게 놀라니 말입니다. 그래서는 우리는 “이제야 오셨군요. 어서오세요.” 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그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합니다. 익숙함이 방심이 됩니다. 익숙함이 교만이 됩니다.
채족하지 말고 기다려야 합니다. 늦으면 늦은 대로 이르면 이른 대로 무심하면서도 살짝 기다림의 마음을 보여 주며 “이제야 오셨군요. 기다렸습니다.” 하고 반가이 맞이할 수 있는 따뜻함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창가에 앉아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보면 누군가 찾아 올 것 만 같습니다. 올 사람도 없고 기다릴 사람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벌써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왔어야 할 사람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 를 기다립니다.
“이제야 오시는군요…. 눈이 오니 추우니 어서 안으로 들어 오세요.” 오늘도 기다립니다. 오셔야 할 그 분을 기다립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여 줄 수 있는 그분을 기다립니다. 온 세상을 하얗게 감싸 안은 눈 처럼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덮어 줄 그 분을 오늘도 기다립니다.
여러분들도 그 분을 기다리고 계신다면 우리 함께 기다렸으면 좋겟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오신다면 “이제야 오셨군요…. “하며 반갑게 맞이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앵커리지 제일한인침례교회
윤현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