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밀사 : 보이지 않는 손들 3 - 주현식

January 5, 2026 by KCN

이렇게 3박4일간의 회담과 산업 시찰이 끝나고 하루 반나절의 시내 관광스케줄만이 남아 있었다. 30분 거리의 공항에서 출발 홍콩을 갔다 저녁에 다시 북경으로 돌아와 특별기편으로 북조선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세계적인 도시 홍콩, 세계 무역의 중심지라는 아시아의 제일 번창하고 성공한 항구도시, 이런 곳을 잠시 둘러보고 간다는 것도 이번 방문일정 중 하나였다. 홍콩신문엔 그들 일행의 방문 기사가 한 줄도 없었지만 이비 북경에 있는 안기부요원의 긴급 연락으로 상세히 알고 있었다. 황장엽 일행 중 6명만이 비밀리에 홍콩을 둘러보기로 한것이기 때문에 기회는 참으로 좋았다.

북경으로 돌아갈 시간은 앞으로 “7시간” 이 모든 거사는 단,7시간 안에 그들을 안전하게 비행기에 태워 탈출시키는 것이다.

진돗개 작전이 개시됐다. 편안한 사복차림으로, 6명은 승용차편으로 이동하면서 번화한 거리 거리를 관광하며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썬그라스를 낀 감시조들만 양복차림이고, 나머지는 평상복 차림이었기에 누구도 이들이 북조선에서 온 위원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홍콩 엠버서더 프라다 호텔에 식사를 하러 간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 요원들은 앞질러 도착, 호텔주차장, 로비, 식당안까지 구석구석 배치되있었다. 지금까지는 긴박하지만 대체로 순조로운 시작이었다. 일행이 도착하자 먼저 감시요원들이 내려 사방을 둘러본 후 일행을 호텔 안으로 안내했다. 아무런 이상한 낌새가 보이지 않자 감시요원들도 잠시 담배를 피우고 자기네끼리 무언가 말하며 긴장을 조금 푸는 듯 보였지만 연신 주위를 다시 둘러보곤 했다.

직업의식이리라… 호텔 밖 주차장에서는 그들이 타고 온 차량 옆으로 옮겨 차를 주차시켜 놓고 안에서 연락이 오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안에서는 식사를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이동중이었다. 넓고 화려한, 홍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실내장식과 눈을 즐겁게 하는 색색깔의 맛있는 음식들이 대형부페식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돈 좀 있을법한 잘 차려입은 외국손님들과 중국사람들이 차례대로 줄을 서 음식을 부지런히 나르고 있었고 중국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분주히 서빙을 보는 아가씨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여느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나르려고 모두들 흩어졌다. 더욱 바빠진 것은 감시요원들의 선글라스로 가려진 눈들이었다.

그 시간 호텔로비에선, 행동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한번이다. 기회는 단 한 번이다. 실패는 없다. 무슨말인지 모두 알겠나?”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마치 저승사자의 말처럼 소름끼쳤다. 이 곳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음식이 떨어지면 카트로 다시 만든 음식을 실어나른다. 안기부 요원들은 식당 입구에서 대기했다가 식당 주방안에서 카트로 음식을 싣고 나오는 중국 웨이터 위의 뒷머리를 가격, 기절시킨 뒤 옷을 바꿔 입었다. 사방을 확인한 후, 음식 카트를 밀고 자연스레 식당 홀 안으로 잠입했다. 손님으로 가장 음식을 먹고 있던 안기부 요원들도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카트를 밀고 가던 요원, 그대로 북한요원 일행이 식사하고 있는 테이블로 가더니 갑자기 카트의 중심을 그 쪽으로 쏠리게 해 그 위에 놓여있던 뜨거운 스프와 다른 음식들이 한 순간에 카펫 위로 쏟아졌다.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모두 일어났고, 쏟아지면서 입고 있던 옷에 뜨거운 음식물들을 뒤집어쓴 북한요원들 사태수습을 하기 위해 뭔가를 해보려 하지만 이미 여기저기서 나타난 안기부 요원들에게 둘러쌓여 어쩔 줄 몰라한다.  갑자기 당한 기습으로 놀라기도 했겠지만 음식물로 범벅이 된 상황에서 맞대응 해보지만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 우리요원들의 활약엔 역시 역부족이었던건 사실이었다.

몇몇의 요원들 일사천리로 황장엽씨와 김덕만씨를 잽싸게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 복도로 뛰어나간다. 치고 박고 격투를 벌이던 중 그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을 본 북한감시요원이 갑자기 안주머니에서 권층을 꺼내들고 몇 발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