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속았수다’ 속에 있는 것 - 앵커리지 온누리교회 서재범 목사

August 13, 2025 by KCN

박보검과 아이유가 나오는 우리나라가 만든 이 드라마가 지치지 않고 세계인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제주도 가난한 어촌의 소년과 소녀의 순애보다. 그들의 배경에는 솔직하고 인간적인 동네 사람들, 그리고 가난과 고통의 가족사가 함께 등장한다. 시리즈를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몇몇 주요 장면들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한국적이고 시골스럽고 꾀죄죄한 K-드라마에 왜 이렇게 서양, 동양, 중동, 아프리카 할 것 없이 난리를 피우는가?

우선 배우들의 연기력이 보통이 아니다. 가수인 아이유는 야물딱지게 연기하고 어설퍼 보이는 박보검은 정말 시골 소년의 애절한 마음을 진짜 같이 표현해 냈다. 하지만 이것이 다인가? 세계인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감동받으며 단 1초도 아깝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를 꼭 살펴보아야겠다. 이 드라마 시나리오의 탄탄함 때문인가? 잘생기고 예쁜 한국 배우들의 외모와 연기력 때문인가? 그저 뻔한 히어로와 빌런 설정에 부수고 죽이고 금방 육체적 관계에 들어가는 할리우드의 클리셰 때문인가? 근세에 뜨는 BTS, 블랙핑크와 같은 한류의 배경 때문인가? 한국 자연의 영상미 때문인가? 모두 틀렸다. 그것들은 겉옷에 불과하다. 진짜 알맹이가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우리 마음속의 ‘어떤 것’을 터치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 잘 표현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것이 건드려졌을 때 우리는 진지해지고, 긴장되며, 울고, 웃는다. 그리고 온몸이 따뜻하게 달아오른다. 이것은 민족이나 언어나 문화를 다 초월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들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감히 ‘진실의 액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온도계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측정해 주는 수은과 같은 것이다. 넓고 넓은 밀밭에서 돈 많고 남자에게 팔려가는 애순이를 붙잡으려는 관식에게 그녀는 이렇게 매몰차게 말한다. ‘나는 오빠가 없어져야 살어!’ 이 말을 듣고 관식은 손등으로 눈을 가린다. 그리고 흐느낀다. 진실의 순간이다. 포기하지 못해 떠나는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돌고래처럼 헤엄쳐 오는 명장면이 또 있다. 그 관식이의 꽉 문 입술과 단호한 표정이 수영하는 얼굴에서도 엿보였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 세계인들은 함께 울었다.

우리 마음속의 그 어떤 것- 그것은 진실, 사랑, 애달픔, 고통 같은 것이다. 고난의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축적되어 내려온 것이다. ‘폭삭 속았수다’ 속에서 그 한 조각을 맛본 세계인들은 그 맛을 절대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