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문단과 한인 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긴 故 손길영 선생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이력을 넘어, 한 시대를 관통한 지성인의 여정이었다.
1939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선생은 한국외국어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원,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거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고, 골든게이트 대학에서 문학박사로서 평생을 언어와 사유의 길에 헌신하였다.
선생의 삶은 국경을 넘나든 교육과 봉사의 연속이었다.
1963년부터 4년 동안 주한미국대사관에 근무하시고 그 후 35년여 동안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서경대학교 등에서 교수와 학생처장을 역임하시면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또한 언론과 방송, 그리고 정부의 해외 홍보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의 활동은 실로 폭넓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선생이 단순한 학자가 아닌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을 보좌하는 통역의전 활동을 수행하며 국가 외교의 최전선에 섰고, 동시에 문학과 번역, 교육의 영역에서 꾸준한 창작과 연구를 이어갔다.
알래스카 정착 이후에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지역 사회 속에서 문학과 예술을 통해 한인의 위상을 높였으며, 다수의 공로패와 표창을 수여받으며 그 공적을 인정받았다.
이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인 사회 전체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값진 결실이었다.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의 학자이자 시인을 떠나 보내지만, 그가 남긴 언어의 유산과 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선생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다.
지식은 어디에 쓰여야 하는가, 배움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故 손길영 선생이 밝힌 그 길은 분명하다.
그것은 사람을 향하고, 시대를 비추며, 다음 세대를 일으켜 세우는 길이었다.
그의 이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은 울림으로, 우리 시대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필자는 남아 계신 미망인과 유가족 여러분께 알래스카 문단을 대표하여 삼가 깊은 애도의 뜻을 올리며, 고인의 숭고하신 생애와 남기신 문학의 향기가 주님의 은혜 안에서 길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바라옵건대 유가족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크신 위로와 평강이 함께하시어, 슬픔 가운데에도 새 힘과 소망을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 글 백점숙